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사진 출처 : 뉴스타파)
27일 뉴스타파 단독 보도로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이었던 신용한 교수의 충격적인 증언이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9일, 명태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작성한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이하 '명태균 보고서')가 윤석열 캠프에 전달된 사실이 처음 그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이로서 대통령실과 명태균의 일치된 거짓말이 명백한 증거로 확인됐다. 신 전 교수는 “당시에는 그분(명씨) 회사인지를 저는 알 길이 없었다”며 “명태균씨 건이 막 터지고 나서 제 파일을 다시 보다 보니까 미래한국연구소라고 돼 있고 3월8일자 내부 보고서인 걸로 해서 있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처음에 그 파일을 (제 기기에 다운)받은 시간을 보니 ‘3월9일 2시 31분’이었다”고 덧붙였다. 2022년 3월9일은 대통령선거 당일이다.
신 전 교수가 참석한 회의는 윤 대통령의 대선 전략과 방향을 정하는 핵심 회의였다. 신 전 교수가 언급한 참석자는 선대본부 부본부장 겸 상황실장이었던 윤재옥 의원,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이철규 의원, 공보단장 김은혜 의원, 일정을 총괄한 강명구 의원, 선대위 정무기획팀장·이슈대응단장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 선대위 전략기획실장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등이다.
신 전 교수는 이들이 “각 파트별 책임자였다”고 말했다. 미래한국연구소의 보고서가 미공표용이었다는 점에서 명씨 혹은 연구소 측이 회의 참석자에게 보고서를 직접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신 전 교수는 회의 내용이 윤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며 여론조사 결과도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를 들어 광주를 가기로 했다가 급하게 인천으로 변경을 하게 됐다면 그런 보고를 당연히 하지 않겠나”라며 “(여론조사도) 회의 결과로 취합이 되는데 당연히 보고를 안 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명씨가 직접 회의에 와서 보고한 기억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명씨가 직접 회의에서 보고했는지는) 제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씨는 유튜브 등을 통해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대선 관련 여론조사(공표, 미공표 포함)를 81회 진행했고 소요된 비용이 약 3억7500만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정치자금법은 법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으면 안 된다고 규정한다. 여론조사가 무상으로 제공됐다면 그 비용(정치자금)을 받은 셈이다.
비용을 지불했더라도 문제다. 국민의힘 자체 조사에 따르면 각 캠프가 명씨와 관련된 업체와 공식적으로 계약을 맺은 적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선거비용 지출에도 회계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명씨 관련 업체의 여론조사 수치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 당시 추세와도 달랐다는 것이 신 전 교수의 설명이다. 신 전 교수는 “제가 중간중간 기자들한테 1% 내외의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라고 얘기를 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마지막 날 명태균씨 보고서는 (윤 대통령이 이재명 당시 후보를) 9.1%포인트 이기는 걸로 돼 있더라. 대선 결과는 0.73%포인트 차이였는데 9.1%면 오차 범위 밖이다. 너무나 큰 차이”라고 지적했다.
신 전 교수는 “그분(명씨)은 처음에 후보를 기분 좋게 만들어서 후보의 마음에 들었고 그다음에는 ‘가스라이팅’을 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제가 1%포인트 내외 어려운 게임이 될 거라고 (캠프) 멤버들하고 얘기를 해도 멤버들이 다 듣질 않았다”고 주장했다.
명씨가 조작된 여론조사 결과를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했다면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형법은 허위사실의 유포 등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에 대해 범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신 전 교수는 “(여론조사를 믿고) 대선 하루 전날까지도 분위기가 좋았다가 (대선) 당일날 완전히 비상이 걸려서 그날만 회의를 3~4번 이상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혜경씨와 2022년 2월28일 녹취록에서 여론조사 관련한 지시를 하며 “조사 돌리면서 할 때마다 나한테 좀 얘기를 해줘요”라며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 해줘야 돼”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부터 매일 (대선) 선거일까지 (여론조사를) 돌린다”고 하기도 했다.
다만 명씨는 여론조사 결과를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명씨는 지난 25일 기자와 만나 ‘여론조사 결과표를 보고 인사이트가 생기면 대통령에게 얘기하나’라고 묻자 “대통령이 그때 유세 다니고 정신이 없는데 공약 뭐 하고 이러는데 그거 알아듣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사가 여론조사를 아나”라며 “여론조사를 해서 전체 전략, 전술을 세운 게 내가 하는 것이다. 근데 그 전술 이야기하면 아나. 그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회의 결과는 대부분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됐으며, 때로 윤석열 후보가 회의 석상에 나타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정작 대선 직후 인수위 시절에 사표를 쓰고 나갔고 지난 22대 총선에선 민주당 영입 인재 15호로 발탁됐다. 원본 기사 보기:미디어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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