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으로 불안감이 커지자 그녀는 고양이와 함께 부모님의 집으로 향한다.
과거 의무복무를 했던 아버지는 평정심을 유지한 채 냉철하게 상황을 파악하려 애쓴다.
키이우가 더 위험하지, 이곳은 중간에 끼여 있어서 오히려 안전하다는 아버지의 주장에 따라 세 식구는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집에 머문다.
가끔 하늘에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멀리서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그렇게도 24시간 불안에 떠는 것은 아니다.
세 사람은 창문 바깥에 천을 대기도 하고, 개 밥도 주고 하면서 일상을 산다.
그렇다고 또 이 지역이 평화롭거나 안전한 건 아니다. 전기가 끊겨 촛불에 의존하기도 한다.
이번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림보 안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보여준다.
당장 이곳을 탈출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탈출도 쉽지 않은 게 다리가 끊겨 어디로 이동할 수도 없다.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도 챙겨야 하지만, 지금 사람도 생존이 불확실한데 반려동물까지 데리고 가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영화는 이런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줌으로써, 전쟁의 현실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참고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엥? 이렇게 끝이라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끝맺음이 명확치 않다.
아마도 지금도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에, 영화 역시 제대로 끝내지 않은 듯하다.
다큐멘터리 영화 <림보 안에서>는 27일에 이어 28일과 29일에도 상영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원본 기사 보기: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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