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영선 '공천 딜'부터 '김건희 텔레그램'까지...칠불사에서 무슨 일?
<뉴스토마토>는 추가 보도 예고
안기한 | 입력 : 2024/09/21 [12:20]
경남하동에 위치한 칠불사 전경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증폭되면서 해당 텔레그램 캡처 사진 공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사자인 김 여사와 김영선 전 의원 등이 메세지 원문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해당 캡처 사진을 봤다고 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 공개 압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 의원이 원문 캡처 사진을 확보하고 있으면서 공개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상당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관련 불똥이 본인과 당으로 옮겨붙자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준석 의원과 명태균씨 모두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경상남도 칠불사에서 만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이 와중에 비례대표 1번 혹은 3번이라는 순번이 언급되고 있는데,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텔레그램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대가로 누가 먼저 비례대표를 제안 혹은 요구했는지 진실공방이 일고 있다.
또한 김 전 의원을 만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원래 저랑 오래 알고 지냈고, 5선 의원급이 '뭔가 할 이야기가 있다'는데 가서 만나는 게 어디가 이상한가?"라고 되물었다. "대선 때도 새벽같이 다니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제보도 받고, 민주당 계열 영입 인사 타진도 하고 그랬는데?"라며 "그중에서 말 되는 제보도 있을 테고, 아닌 거도 있을 테고, 우선 들어는 본다"라는 이야기였다.
정작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당사자인 김 여사나 김 전 의원 혹은 명태균씨 모두 해당 텔레그램 메시지의 원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초 보도한 <뉴스토마토>조차 텔레그램 메시지 확보 여부에 대해 함구하며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여야 모두 해당 메시지를 봤다고 하는 이 의원에게 검증 책임을 물으면서, '칠불사 회동'에 나섰던 이 의원이 연일 협공 당하는 모양새이다.
의혹이 끊이지 않자 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애초에 공천 개입이 애매하다고 했던 건, 텔레그램의 내용이 김 전 의원 측의 요청을 그분이 '돕기 어렵다'고 하는 취지인데, 도대체 뭘 바라고 이 판을 끌고 나가는 건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해당 텔레그램 내용은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의 요청을 거절하는 내용이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20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제 더 공격할 부분이 없으니까 방송에서 무슨 개혁신당이 정당 보조금을 받기 위해 김영선 의원을 포섭하려고 했던 거 아니냐고 한다"라며 "그게 목적이면 공천 떨어진 의원 아무한테나 접근하면 된다. 굳이 수조 물 사건으로 이미지 타격을 입은 김영선 의원에게 접근하거나, 바로 대가성 폭로 이야기가 나올 폭로를 전제로 하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당시 개혁신당은 선거를 앞두고 현역 의원 '5명'을 채울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정당 보조금과 TV토론, 기호 확보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한 지위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같은 정치적 목적 때문에 김영선 전 의원과 일부러 접촉하거나 거래를 시도한 건 아니라는 취지를 강조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그는 2월29일 오전 8시44분 김 전 의원 측 관계자로부터 '김 전 의원이 중요한 것을 알고 있으니 직접 만나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관계자에게 김 전 의원이 서울에 언제 올라오는지 물었으나 칠불사에 계속 머물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을 실제로 만나지 않고는 폭로 내용이 담긴 캡처 사진 등을 확인할 수가 없다는 판단에 이 의원은 이날 밤 차로 이동해 다음 날 새벽 1시경 칠불사에 도착했다. 이 의원은 김 전 의원 등과 만나 차를 마시며 폭로 내용을 들은 후 새벽 4시경 다시 서울로 출발했다.
김 전 의원의 폭로 내용을 확인한 결과 이 의원은 "빈약하다(완결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시 김해에 공천을 신청한 김 전 의원 결과도 안 나왔고, 창원에 공천을 신청했다는 사람의 결과도 안 나와서 (김 전 의원) 주장과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의 근거를 들었다. 이 의원은 이어 개혁신당 비례대표 앞 순위를 달라는 김 전 의원 요청을 현장에서 거부하면서 공천권은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날 오전 11시13분경 김 전 의원 측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폭로 내용이 "아무리 생각해도 약하다"라고 재차 말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후 2시 금태섭 전 의원의 종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간 이 의원은 다수의 개혁신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김 전 의원의 폭로 내용을 공유했다. 이 의원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모두가 부정적인 반응이었다고 적었다. 이후 김 전 의원 측이 이후 김종인 위원장과 그 가족에게 찾아가 비례대표 공천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금 전 의원의 개소식 때 있었던 논의 내용은 조응천 전 개혁신당 의원도 같은 맥락으로 얘기했다. 조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김 전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내용을 폭로할 테니 개혁신당 비례 3번을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조 전 의원은 "개소식을 끝내고 후보 방에 모여 얘기를 했다. 김 전 의원이 김 여사 말을 듣고 (지역구 공천 신청을) 김해로 옮겼는데 컷오프돼 완전히 열을 받았고, 관련 증거도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고 했다.
조 전 의원은 당시 "명색이 당명에 개혁이라는 걸 넣었는데 이런 식으로 하는 건 맞지 않다"며 "내용이 뭔지 파고들 필요도 없이 굉장히 구리다. 구정치 냄새가 난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었다고 한다. 그는 "김 전 의원이 그렇게 개혁에 부합하는 것 같지 않고, 우리 당이 지금 새로 만들어져서 어렵게 싹을 키우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했다가는 앞날이 없다. 저는 '그거 안 된다'라고 얘기를 했다"며 "저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던 걸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 또한 19일 CBS 라디오에서 "김 전 의원이 처음에는 (비례대표) 1번을 달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3번을 달라(고 해서), 그건 거론할 가치가 없으니까 상대를 안 해버렸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칠불사 회동 다음날인 3월2일 김해갑에서 컷오프 당해 경선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이에 컷오프 사실을 미리 알고서 폭로 계획을 꾸민 게 아니냐는 분석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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