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송의 일기예보를 개척한 '제1호 기상캐스터' 김동완(金東完) 전 기상청 기상통보관이 15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김 전 통보관은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 대구공고를 졸업한 후 1958년 12월 수학교사가 되기 위해 서울대 사대 원서를 내러 가다가 국립중앙관상대 국립기상기술원 양성생 모집 공고를 보고 응시했다. 그는 15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1959년 국립기상기술원 양성소를 수료하고 김포국제공항 측후소와 부산 수영비행장 측후소 근무를 거쳐 서울서 관상대 예보관으로 일했다.
그는 퇴근 뒤에도 예보가 적중할지 궁금하고 불안해 한밤중에 몰래 집을 나와 매일 1시간쯤 하늘을 보는 버릇이 생겼다고도 한다. 이로 인해 부인으로부터 '바람피우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은 일화도 있다.
그는 매직펜으로 일기도를 직접 그리면서 "여우가 시집가는 날" "파리가 조는 듯한 더위" 등 독특한 날씨해설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기상청엔 '통보관'이라는 직책이 없었으나, 방송국에서 그를 통보관으로 부르며 직책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1982년 MBC 보도국 보도위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1997년까지 방송에서 일기예보를 전달하면서 손으로 일기도를 그려가며 설명하는 등 날씨를 쉽게 전달하고자 노력했고, 현재 날씨예보 방송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은 일기예보를 친근하고 신뢰감 있게 전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세계 기상의 날에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2000년 제16대 총선 때 고향인 경북 김천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17일 오전 7시 30분이다. 장지는 함백산추모공원이다. 원본 기사 보기:미디어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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